좋은시7 좋은 겨울 시 첫눈, 내리고 좋은 겨울 시 한 편 축복이 쏟아져 내린 땅에 서서 첫눈의 젖은 숨소리 시간에 담습니다 첫눈, 내리고 - 김경숙 어디서 오시는가 설레는 가슴을 열어 다가올 시간을 담습니다. 하얀 눈이 내려와 자꾸 내려와 창 밖 나뭇가지보다 내 마음에 먼저 내려 쌓이고 단단한 땅에 스미고 마음은 그대 영혼을 안고 생각의 생각을 녹이며 젖고 젖습니다. 생각의 숲은 눈발과 눈발 사이 경계처럼 이어지고 그 생각들을 또 다른 내 안에 담으며 선택의 길 걸어갑니다. 때대로 가슴 뛰던 세월이 속살 억새꽃 하얀 미소로 흔들리면 축복이 쏟아져 내린 땅에 서서 첫눈의 젖은 숨소리 시간에 담습니다. 첫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면 그대의 흔적을 따라 먼 길을 나섭니다. 그대 첫눈 따라 조용히 내게로 걸어오고 있나요. 첫눈처럼 말이.. 2022. 12. 31. 나 혼자만 아픈 줄 알았습니다 ▷나 혼자만 아픈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끝없는 원망의 말로 밤을 지새우고 서러운 눈물을 토해내기도 했습니다 나 혼자만 아픈 줄 알았습니다 나 혼자만 아픈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고래고래 소리도 질러보고 그 못마시는 술을 밤을 새워 마시기도 했습니다 나 혼자만 아픈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끝없는 원망의 말로 밤을 지새우고 서러운 눈물을 토해내기도 했습니다 정말 나 혼자만 아픈 줄 알았습니다 먼저 이별의 이야기를 꺼낸 당신은 아무렇지도 않고 그렇게 초라하게 버려진 나만 아픈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한때는 당신을 미워하고 또 미워했습니다 당신 앞길에 먹구름이 드리워 그 쏟아지는 폭풍우안에서 간절히 부르는 이름이 나이기를 바래고 또 바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야 당신 역시도 나처.. 2020. 11. 14. 겨울날의 희망 박노해 ▷ 우리 희망은 긴 겨울 추위에 얼면서 얼어붙은 심장에 뜨거운 피가 들고 얼어붙은 뿌리에 푸른 불길이 살아나는 것 겨울날의 희망 -박노해 따뜻한 사람이 좋다면 우리 겨울 마음을 가질 일이다 꽃 피는 얼굴이 좋다면 우리 겨울 침묵을 가질 일이다 빛나는 날들이 좋다면 우리 겨울밤들을 가질 일이다 우리 희망은 긴 겨울 추위에 얼면서 얼어붙은 심장에 뜨거운 피가 들고 얼어붙은 뿌리에 푸른 불길이 살아나는 것 우리 겨울 마음을 가질 일이다 우리 겨울 희망을 품을 일이다 "섬진강" 영상시 감상하기 박노해 시인 대한민국의 시인, 노동운동가, 생명운동가. 본명은 박기평(朴基平)이며, 박노해는 노동운동가 시절 '박해받는 노동자(勞)의 해방(解)'이란 문구에서 앞글자를 따서 지은 필명으로 정식 개명하였다. 1957년 11.. 2020. 11. 11. 내 사랑은 ▷ 내 사랑은 깨끗한 새벽하늘에 서늘한 별빛, 그런 칼날이고 싶다 ▷ 새벽 바다의 울음, 그런 가장 낮은 흐느낌, 내 그리움은 가장 깊은 수심에서 일렁이는 물결 ▷ 내 외로움은 풀어지는 안개, 모래밭에 떨어지는 허망한 빗방울이었다네 내 사랑은 -김용택 몇 번 허물어진 흙담이었네 한 방울 이슬도 안 되는 마른 안개였네 어딘가 쌓이는, 베어지지 않는 어둠 속의 칼질에 흩어지는 꽃잎이었네 여린 바람에도 넘어지는 가벼운 풀잎, 기댄 풀잎이 누워도 따라 누워버리는 마른 풀잎이었네 내 영혼은 어디에도 쉴 수 없는 한줄기 시내, 그 시냇물 속에 뜬 한 점의 구름 그 구름의 풀어지는 그림자였다네 때로 내 얼굴은 그런 그늘에도 묻어가 버리는 물기였다네 내 사랑은 한낮 뙤약볕 뜨거운 자갈밭에 맨발로 서서 보는 들 패랭이꽃.. 2020. 11. 10. 이별 앞에서 ▶ 이별 앞에서 단지 친구일 뿐이라 했지.. ▶ 시간이 흐르면 그대 모습 까맣게 잊어버리고 산다 했지.. 이별 앞에서 친구일 뿐이라고 했지 서로에게 애인이 생겨도 환한 웃음 보여주며 축하해 줄 수 있다 했지 슬프지 않을 거라 했지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서 떠나가는 네가 부럽다는 말까지 했지 잊을 수도 있다고 했지 어제 일들도 하루만 지나면 기억에서 가물가물 한데 시간이 흐르면 그대 모습 까맣게 잊어버리고 살아갈 수 있다고 했지 그깟 자존심 하나 때문에 말도 안 되는 거짓말들만 그대 앞에서 늘어놓고 있었지 -유미성 그깟 자존심이 무어라고 이별 앞에서 말도 안 되는 거짓을 늘어놓고 있는지.. 뒤돌아서 속으로 울거면서.. 사랑한다 한마디라도 하고 말것을.. 2020. 11. 7. 이정하 바람 속을 걷는 법 ▶ 삶이란 것은 내가 그리워한 사랑이란 것을 하나하나 맞이 했다가 떠나보내는 세월 같은 것 ▶ 삶은 바람 속을 걷는 머나먼 여정의 길.. 그 험한 길 위를 흔들리며 걷는 법 바람 속을 걷는 법 1 바람이 불었다 나는 비틀거렸고 함께 걸어주는 이가 그리웠다 바람 속을 걷는 법 2 바람이 불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아니다 그래, 산다는 것은 바람이 잠 자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바람이 약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바람 속을 헤쳐 나가는 것이다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것, 바람이 드셀 수록 왜 연은 높이 나는 지 바람 속을 걷는 법 3 이른 아침 냇가에 나가 흔들리는 풀꽃들을 보라 왜 흔들리는지 하고 많은 꽃들중에 하필이면 왜 풀꽃으로 피어났는지 누구도 묻지 않.. 2020. 11. 3. 가을에는 좋은 시 한편 ▶박인환 시인의 1955년 대표작 '목마와 숙녀' ▶지상의 공간을 떠난 목마와 숙녀는 남겨진 사람들에게 희미한 의식의 잔해를 남기고 떠난다. ▶가을의 길 위에서 만나는 좋은 시 한편 가을 하늘은 그대 마음 만큼이나 드높아라~ 멍이 든 파아란 가을 하늘은 햇살에 부서져 내린다. 조각처럼 부서진 하늘은 내 마음에 눈 내리듯 좋은 시 한편! 삶에 대한 불안과 시대적 슬픔이 묻어있는 박인환 시인의 '목마와 숙녀' 좋은 시 영국의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버지니아 울프의 비극적 삶에 대한 동정을 통하여 사랑과 삶의 애환을 담고 있는 시 한 편, 허무한 죽음을 통해 들여다보는 우리들 삶과 죽음에 대한 초상 목마와 숙녀 -박인환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 2020. 10.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