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의 숲 Poem/계절 & 인생8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도종환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 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중에서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 번쯤은 꼭 다시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2024. 3. 18.
흐르는 강물처럼 [사는일] 나태주 이제 날 저물려 한다 길바닥을 떠돌던 바람은 잠잠해지고 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 오늘도 하루 나는 이렇게 잘 살았다 사는일 - 나태주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 굽은 길은 굽게 가고 곧은 길은 곧게 가고 막판에는 나를 싣고 가기로 되어 있는 차가 제시간보다 일찍 떠나는 바람에 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두어 시간 땀 흘리며 걷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나쁘지 아니했다 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걸었으므로 만나지 못했을 뻔했던 싱그러운 바람도 만나고 수풀 사이 빨갛게 익은 멍석딸기도 만나고 해 저문 개울가 고기비늘 찍으러 온 물총새 물총새, 쪽빛 날갯짓도 보았으므로 이제 날 저물려 한다 길바닥을 떠돌던 바람은 잠잠해지고 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 오늘도 하루 나는 이렇게 잘 살았다 인생의 여정에는 곧은 길도 있지.. 2023. 9. 13.
겨울고해, 홍수희 잠들었던 내 무딘 영혼에 날카로운 파편으로 아프게 박혀 옵니다 홍수희 겨울 고해 중에서 겨울은 나에게도 숨어있던 나를 보게 합니다 겨울 고해 - 홍수희 겨울밤엔 하늘도 빙판길입니다 내 마음 외로울 때마다 하나 둘 쏘아 올렸던 작은 기도 점점이 차가운 하늘밭에서 자꾸만 미끄러져 떨어지더니 잠들었던 내 무딘 영혼에 날카로운 파편으로 아프게 박혀 옵니다 사랑이 되지 못한 바램 같은 것 실천이 되지 못한 독백 같은 것 더러는 아아, 별이 되지 못한 희망 같은 것 다시 돌아다보면 너를 위한 기도마저도 나를 위한 안위의 기도였다는 그것 온 세상이 꽁꽁 얼어 눈빛이 맑아질 때야 비로소 보이는 그것 겨울은 나에게도 숨어있던 나를 보게 합니다 2023. 1. 28.
좋은 겨울 시 첫눈, 내리고 좋은 겨울 시 한 편 축복이 쏟아져 내린 땅에 서서 첫눈의 젖은 숨소리 시간에 담습니다 첫눈, 내리고 - 김경숙 ​ 어디서 오시는가 설레는 가슴을 열어 다가올 시간을 담습니다. ​ 하얀 눈이 내려와 자꾸 내려와 창 밖 나뭇가지보다 내 마음에 먼저 내려 쌓이고 단단한 땅에 스미고 마음은 그대 영혼을 안고 생각의 생각을 녹이며 젖고 젖습니다. ​ 생각의 숲은 눈발과 눈발 사이 경계처럼 이어지고 그 생각들을 또 다른 내 안에 담으며 선택의 길 걸어갑니다. ​ 때대로 가슴 뛰던 세월이 속살 억새꽃 하얀 미소로 흔들리면 축복이 쏟아져 내린 땅에 서서 첫눈의 젖은 숨소리 시간에 담습니다. 첫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면 그대의 흔적을 따라 먼 길을 나섭니다. 그대 첫눈 따라 조용히 내게로 걸어오고 있나요. 첫눈처럼 말이.. 2022. 12. 31.
바람의 풍경에서 만나는 삶의 길 바람의 풍경 생각해보면 내게는 길만이 길이 아니고 내가 만난 모든 사람이 길이었다. ... 그 길은 때로 아름답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했다. ... 바람이 부는 풍경에서 아득히 보일 듯 말 듯 삶의 길 삶의 길위에 올라서면 바람이 분다. ​생각해 보면 내게는 길만이 길이 아니고 내가 만난 모든 사람이 길이었다. ​나는 그 길을 통해 바깥 세상을 내다볼 수 있었고 또 바깥 세상으로도 나왔다. ​그 길은 때로 아름답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 그 길을 타고, 사람을 타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하니 웬일일까. - 신경림 자전에세이집 ‘바람의 풍경' 中에서 '바람의 풍경'은 바람처럼 살아온 신경림 시인의 삶에 대한 가슴앓이의 흔적이면서 .. 2022. 11. 23.
나 혼자만 아픈 줄 알았습니다 ▷나 혼자만 아픈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끝없는 원망의 말로 밤을 지새우고 서러운 눈물을 토해내기도 했습니다 나 혼자만 아픈 줄 알았습니다 나 혼자만 아픈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고래고래 소리도 질러보고 그 못마시는 술을 밤을 새워 마시기도 했습니다 나 혼자만 아픈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끝없는 원망의 말로 밤을 지새우고 서러운 눈물을 토해내기도 했습니다 정말 나 혼자만 아픈 줄 알았습니다 먼저 이별의 이야기를 꺼낸 당신은 아무렇지도 않고 그렇게 초라하게 버려진 나만 아픈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한때는 당신을 미워하고 또 미워했습니다 당신 앞길에 먹구름이 드리워 그 쏟아지는 폭풍우안에서 간절히 부르는 이름이 나이기를 바래고 또 바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야 당신 역시도 나처.. 2020. 11. 14.
이별 앞에서 ▶ 이별 앞에서 단지 친구일 뿐이라 했지.. ▶ 시간이 흐르면 그대 모습 까맣게 잊어버리고 산다 했지.. 이별 앞에서 친구일 뿐이라고 했지 서로에게 애인이 생겨도 환한 웃음 보여주며 축하해 줄 수 있다 했지 슬프지 않을 거라 했지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서 떠나가는 네가 부럽다는 말까지 했지 잊을 수도 있다고 했지 어제 일들도 하루만 지나면 기억에서 가물가물 한데 시간이 흐르면 그대 모습 까맣게 잊어버리고 살아갈 수 있다고 했지 그깟 자존심 하나 때문에 말도 안 되는 거짓말들만 그대 앞에서 늘어놓고 있었지 -유미성 그깟 자존심이 무어라고 이별 앞에서 말도 안 되는 거짓을 늘어놓고 있는지.. 뒤돌아서 속으로 울거면서.. 사랑한다 한마디라도 하고 말것을.. 2020. 11. 7.
초라한 이별 글귀 이미지 ▶ 비가 내리면 네가 떠난 발자국 따라 빗물은 눈물 되어 따라가는 듯.. ▶ 네가 없는 빈자리엔 초라한 이별의 찬 바람만 불어와.. ▶ 이별 글귀 이미지 제작 - 폰으로 촬영한 사진 초라한 이별 -원태연 어제 내린 비는 만남의 비고 지금 내리는 비는 이별의 비 내일 내릴 비는 슬픔이 그 이름이겠군요 아무리 감정을 숨기려 해도 미어지는 마음 억제하려 해도 그래도 내리는 눈물을 내일 내릴 비의 슬픔을 알고나 있는 것일까요 이렇게 안녕일 줄 알았으면 어제 우산을 쓸 것을 차라리 서글픈 사랑은 느끼려 하지 말 것을 또 비가 내리면 문득 떠오르시겠지만 그래서 더 슬픈 저는 당신 기억 속에서 비처럼 지워지겠지요 사랑의 아픔은 또 다른 사랑으로 치료된다고 하는데.. 이별 이 힘든 건 아픈 마음을 치유할 그 무언가를 .. 2020.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