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
나태주 '멀리서 빈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바로 당신!
아름다운 당신에게 보내는 좋은 시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멀리서 빈다
- 나태주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기죽지 말고 살아봐
풀꽃
- 나태주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을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3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그대 바람따라 떠나지 않기를..
언제나 항상 함께 하기를..
부탁
-나태주
너무 멀리까지는 가지 말아라
사랑아
모습 보이는 곳까지만
목소리 들리는 곳까지만 가거라
돌아오는 길 잊을까 걱정이다
사랑아.
시집 <너만 모르는 그리움>
어느날 해가 뜨고 지더니.. 어느새 벌써가을이다.
그리움이란 그런거더라
그리고 또 가을이 어느새 떠나고 있더라
너에 대한 그리움은 짙어만 가는데..
그런거더라.. 그리움 그거
그리움
- 나태주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바로 너다
지구라는 별에서의 마지막 만남과 헤어짐
별리
- 나태주
우리 다시는 만나지 못하리
그대 꽃이 되고 풀이되고
나무가 되어
내 앞에 있는다 해도 차마
그대 눈치채지 못하고
나 또한 구름 되고 바람 되고
천둥이 되어
그대 옆을 흐른다 해도 차마
나 알아보지 못하고
눈물은 번져
조그만 새암을 만든다
지구라는 별에서의 마지막 만남과 헤어짐
우리 다시 사람으로는
만나지 못하리.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선물
- 나태주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 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사랑인 줄 모르면서 사랑을 했다
어쩌면 좋으냐
- 나태주
보고 싶은 것이
사랑인 줄 모르면서
사랑을 했다
목소리 듣고 싶은 것이
사랑인 줄 모르면서
사랑을 했다
그리고서 또다시 오늘
너를 보고 싶어 하고
너의 목소리 듣고 싶어 한다
이런 나를
어쩌면 좋으냐!
행복 1
- 나태주
1
딸아이의 머리를 빗겨 주는
뚱뚱한 아내를 바라볼 때
잠시 나는 행복하다
저의 엄마에게 긴 머리를 통째로 맡긴 채
반쯤 입을 벌리고
반쯤은 눈을 감고
꿈꾸는 듯 귀여운 작은 숙녀
딸아이를 바라볼 때
나는 잠시 더 행복하다.
2
학교 가는 딸아이
배웅하러 손잡고 골목길 가는
아내의 뒤를 따라가면서
꼭 식모 아줌마가
주인댁 아가씨 모시고 가는 것 같애
놀려 주면서
나는 조금 행복해진다
딸아이 손을 바꿔 잡고 가는 나를
아내가 뒤따라 오면서
꼭 머슴 아저씨가
주인댁 아가씨 모시고 가는 것 같애
놀림을 당하면서
나는 조금 더 행복해진다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행복 2
- 나태주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나는 이제 너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내가 너를
- 나태주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웃으며 좋은 말 나누었던 날들만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
만추
- 나태주
돌아보아 아무것도 없다
다만 사랑했던 날들
좋아했던 날들
웃으며 좋은 말 나누었던 날들만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
등 뒤에서 펄럭!
또 하나 나뭇잎이
떨어지고 있었다.
부러울 것 없네 가진 것 없어도 가난할 것 없네
가을이 와
- 나태주
가을이 와 나뭇잎 떨어지면
나무 아래 나는
낙엽 부자
가을이 와 먹구름 몰리면
하늘 아래 나는
구름 부자
가을이 와 찬바람 불어오면
빈 들판에 나는
바람 부자
부러울 것 없네
가진 것 없어도
가난할 것 없네
네 하얀 마음이 나를 감싸 안았다
첫눈
- 나태주
요즘 며칠 너 보지 못해
목이 말랐다
어제 밤에도 깜깜한 밤
보고 싶은 마음에
더욱 깜깜한 마음이었다
몇 날 며칠 보고 싶어
목이 말랐던 마음
깜깜한 마음이
눈이 되어 내렸다
네 하얀 마음이 나를
감싸 안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서로의 가슴안에 소중하게 머무는 좋은 시 모음과 함께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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