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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숲 Poem/좋은시

나태주 좋은 시 모음

by 바람속으로 2024. 11. 3.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

 

나태주 '멀리서 빈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바로 당신! 

아름다운 당신에게 보내는 좋은 시

 

 

 

나태주 / 멀리서 빈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멀리서 빈다

- 나태주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좋은 시 풀꽃 / 나태주

 

기죽지 말고 살아봐

 

 

풀꽃
- 나태주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을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3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나태주 / 부탁

 

그대 바람따라 떠나지 않기를..
언제나 항상 함께 하기를..

 

 

부탁

-나태주

너무 멀리까지는 가지 말아라
사랑아

​모습 보이는 곳까지만
목소리 들리는 곳까지만 가거라

돌아오는 길 잊을까 걱정이다
사랑아.

시집 <너만 모르는 그리움>

 

 

 

그리움 / 나태주

 

어느날 해가 뜨고 지더니.. 어느새 벌써가을이다.
그리움이란 그런거더라
그리고 또 가을이 어느새 떠나고 있더라
너에 대한 그리움은 짙어만 가는데..
그런거더라.. 그리움 그거

 

 

그리움

- 나태주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바로 너다

 

 

 

좋은 시 모음 / 나태주

 

지구라는 별에서의 마지막 만남과 헤어짐

 

 

 

별리

- 나태주

우리 다시는 만나지 못하리

그대 꽃이 되고 풀이되고

나무가 되어

내 앞에 있는다 해도 차마

그대 눈치채지 못하고

나 또한 구름 되고 바람 되고

천둥이 되어

그대 옆을 흐른다 해도 차마

나 알아보지 못하고

눈물은 번져

조그만 새암을 만든다

지구라는 별에서의 마지막 만남과 헤어짐

우리 다시 사람으로는

만나지 못하리.

 


나태주 / 선물 좋은 시 모음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선물

- 나태주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 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어쩌면 좋으냐 / 나태주

 


사랑인 줄 모르면서 사랑을 했다

 

 

어쩌면 좋으냐
- 나태주
 
보고 싶은 것이
사랑인 줄 모르면서
사랑을 했다

목소리 듣고 싶은 것이
사랑인 줄 모르면서
사랑을 했다

그리고서 또다시 오늘
너를 보고 싶어 하고
너의 목소리 듣고 싶어 한다

이런 나를
어쩌면 좋으냐!

 

 

 

나태주 좋은 시 모음

 

 

행복 1

- 나태주


1
딸아이의 머리를 빗겨 주는
뚱뚱한 아내를 바라볼 때
잠시 나는 행복하다
저의 엄마에게 긴 머리를 통째로 맡긴 채
반쯤 입을 벌리고
반쯤은 눈을 감고
꿈꾸는 듯 귀여운 작은 숙녀
딸아이를 바라볼 때
나는 잠시 더 행복하다.



2
학교 가는 딸아이
배웅하러 손잡고 골목길 가는
아내의 뒤를 따라가면서
꼭 식모 아줌마가
주인댁 아가씨 모시고 가는 것 같애
놀려 주면서
나는 조금 행복해진다

딸아이 손을 바꿔 잡고 가는 나를
아내가 뒤따라 오면서
꼭 머슴 아저씨가
주인댁 아가씨 모시고 가는 것 같애
놀림을 당하면서
나는 조금 더 행복해진다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행복 2

- 나태주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좋은 시 /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나는 이제 너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내가 너를

- 나태주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만추 / 나태주

 


웃으며 좋은 말 나누었던 날들만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

 

 


- 나태주

돌아보아 아무것도 없다
다만 사랑했던 날들
좋아했던 날들
웃으며 좋은 말 나누었던 날들만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

등 뒤에서 펄럭!
또 하나 나뭇잎이
떨어지고 있었다.

 

 

 

가을이 와 / 나태주

 


부러울 것 없네 가진 것 없어도 가난할 것 없네

 

 

가을이 와 
- 나태주


가을이 와 나뭇잎 떨어지면
나무 아래 나는 
낙엽 부자

가을이 와 먹구름 몰리면
하늘 아래 나는
구름 부자

가을이 와 찬바람 불어오면 
빈 들판에 나는 
바람 부자

부러울 것 없네 
가진 것 없어도

가난할 것 없네

 

 

 

좋은 시를 그대 품안에

 

네 하얀 마음이 나를 감싸 안았다

 

 

- 나태주

요즘 며칠 너 보지 못해

목이 말랐다

어제 밤에도 깜깜한 밤

보고 싶은 마음에

더욱 깜깜한 마음이었다

몇 날 며칠 보고 싶어

목이 말랐던 마음

깜깜한 마음이

눈이 되어 내렸다

네 하얀 마음이 나를

감싸 안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서로의 가슴안에 소중하게 머무는 좋은 시 모음과 함께 좋은하루~​